당뇨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일상 속 다양한 불편함을 마주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질환이 동반되면 시력저하, 시야 흐림 등의 증상으로 사물을 볼 때 어려움을 겪으며, 신경병증이 있다면 가려움, 저림 증상으로 잠을 설칠 수 있다. 또 당뇨발 환자는 작은 상처에도 궤양이라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 속 제약이 많다.물론 가장 큰 문제는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연구진은 앓고 있는 합병증의 가짓수가 많은 당뇨 환자일수록 기대수명이 짧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당뇨 환자는 면역력 저하 등으로 다른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합병증이 많을수록 예후가 나쁜 사례가 많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처럼 삶의 질, 그리고 생명을 위협하는 당뇨 합병증의 위험성은 그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져 왔다. 그리고 최근, 그 위험성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연구가 나왔다. 당뇨 합병증을 앓는 폐결핵 환자는 치료 효과가 좋지 않고, 사망 위험도 2배 이상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다.
당뇨 합병증+폐결핵… 치료효과↓사망위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팀은 당뇨병과 혈당 조절 상태가 폐결핵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결핵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했다. 아울러, 폐결핵 다기관 전향적 결핵 코호트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폐결핵 환자 중 당뇨병 및 합병증을 가진 환자들을 분석하고,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했다.폐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주로 개발 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폐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에 머물러있다. 폐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으로,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될 때는 병원에서 폐결핵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권장된다. 폐결핵으로 진단될 시 대부분 약제 복용만으로 치료된다.
연구 결과, 당뇨병이 없는 폐결핵 환자와 비교했을 때 폐결핵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1.6배 △당뇨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1.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 위험 역시 높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뇨 합병증을 동반한 폐결핵 환자의 사망 위험은 2.4배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결핵 환자의 사망위험은 4.7배 높았다.이는 당뇨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폐결핵 치료 중 사망, 치료중단, 치료실패 등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뜻이다.민진수 교수는 “결핵 진단 초기 및 치료 중 당뇨병을 검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결핵 치료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당뇨 관리가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의 공식 국제학술지 ‘호흡학(respirology)’ 최근 호에 게재되었다.